언젠가 엄마한테도 말씀드릴테지만.
요 몇년간 책을 하도 안읽어서 그런가, 최근 한두권씩 읽으려고 할때마다 엄마생각이 난다.
막 엄마 ㅠㅠㅠㅠ 하면서 감상에 빠지는건 당연히 아니고ㅋㅋ 나 어렸을 때 엄마가 이랬지 저랬지.
아주 어릴 때, 엄마는 나랑 동생들을 주위에 앉히고 동화책을 자주 읽어주셨다.
그때 우리가 제일 무서워하던 책은 '
내다리 내놔'.
사실 이게 제목인지는 잘 모르겠고(...) 너무 임팩트가 강했기 때문에, 앞뒤내용도 생각나지 않지만 저 장면은 너무 뚜렷하다; 당시 엄마가 읽어주시던 전래동화전집 삽화가 특히나 좀...약간 기괴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동화책이라 심한건 아니었음) 우린 너무 무서워서 이불속에 숨었다. 그러면 엄마는 이불에 숨은 우리를 놀래키며 즐거워하셨던것같다(...) 아마 귀여웠겠지...? ㅋㅋㅋ 지금 내가 상상해보면 귀여움. 엄마가봐도 귀여우니까 막 자기 딸인데도 놀래키고 막... 장난치고... (울엄마는 나랑 동생들을 벌세우가다도 가끔 그 모양새가 너무 귀여워서ㅋㅋㅋ웃음이 터질뻔한걸 꾹참고 혼내기도 하고 그러셨다고한다;;) 그래도 나는 그땐 그랬지 하고 즐거운 기억인데, 공포호러를 여전히 질색해서 코난도 못보는 내동생은 너무 싫은 기억인듯, 엊그제 그런얘길 한적이 있었는데 싫어하더란 ㅋㅋ
암튼 이렇게 자연스레 엄마가 어릴적부터 읽어주시고 해서 티비보다 책을 많이봤다(지금이랑 정반대;책좀읽어야할텐데..). 그러다 내가 난관을 만난것이 독후감 숙제였는데, 도저히 이 독후감이라는걸 어떻게 해야하는지 감이 안오는거였음. 독서감상문도 아니고 독후감 해와라 이래서 더 이해를 못한것일수도 있..나..? 암튼. 그래서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고 살짝 칭얼;대고 있으니까 엄마가, 그러면 일단 네가 읽은 책을 엄마한테 얘기해봐라 하셔서 주인공이 누구인데, 이런이런 일이 있었고 그래서 이렇게 되었고. 설명하면 중간중간에 엄마가 그러면 넌 그때 어땠니? 질문하시면 나는 또 대답하고. 그렇게 엄마한테 얘기하고 나니까 엄마가 "엄마한테 설명한것처럼 쓰면돼." 라고 해서 이해하고 숙제를 하기 시작했지. 나중에야 꼼수도 좀 부리면서 줄거리만 적당히 찾아 중간에 내 생각을 섞어 대충보기에 그럴싸한 감상문을 적어내기도 했지만.
요즘에 책 읽으려고 시작하면 저때 생각이 많이 난다.
이 책 내용은 이렇고 저렇고 주절주절 얘기하면 엄마가 그걸 들어주는게 좋았던것 같다.